2023바다미술제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Flickering Shores, 
            Sea Imaginaries)》는 바다와 우리의 관계를 재고하게 하고, 
            해안의 아름다움과 취약성을 동시에 언급하며, 바다와 해양 환경에 
            관여하기 위한 대안적인 틀과 비전을 모색합니다.
        
            바다는 우리의 삶과 자본주의 사회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 생존에 필수적인 
            원천일 뿐만 아니라 식량, 의약품, 에너지, 광물, 무역, 여행 등을 위해 이용하는 
            거대 산업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규모 크루즈 관광, 해운, 남획부터 핵실험, 오염, 
            심해 채굴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바다에 해를 끼쳐 해양 
            생태계와 서식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는 해안에서 바라본 바다를 상품 이동에 쓰이는 
            분절되고 추상적인 표면으로 보는 대신 우리가 이 수역의 일부임을 상기시켜 줍니다. 
            올해 바다미술제는 바다 및 해양 생태와 맺는 새로운 관계를 탐색하고, 저항과 복원을 
            요청하는 차원에서 협력과 공동의 비전, 시너지 창출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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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작가

야스아키 오니시

                                            야스아키 오니시는 일본 전역과 국제 전시에서 작품을 선보여 왔다. 가장 최근 일본에서 열린 개인전은 2022년에 크리에이티브 센터 오사카에서 열렸으며,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의 <프레이밍 더 바운더리즈>, ZKM 칼스루에의 <네거티브 스페이스>,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의 <더 문>에도 참여했다. 2010년에 오니시는 미국-일본 재단 펠로우십을 수상하여 버몬트 스튜디오 센터에서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였고, 뉴욕의 폴락-크래스너 재단의 지원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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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아틀리에 엔엘

                                            나딘 스테르크와 로니 판 라이스바이크가 설립한 디자인 스튜디오 아틀리에 엔엘은 지구의 풍요로움과 현지 원료의 가치를 중시한다. 두 아티스트는 자연 그대로의 요소들을 일상적인 사물로 재탄생시켜 자연계의 미묘함을 반영한다. 특히 <클레이 앤드 글래스> 프로젝트는 현지에서 조달한 점토와 모래를 도자기와 유리 제작에 사용함으로써 문화유산을 존중하고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장려한다. 아틀리에 엔엘은 지구의 자원에 대한 인식을 고취하고 신중한 재료의 구매와 생산을 옹호하여 글로벌 환경 의식을 고취한다. 열정적인 연구를 통해 인류와 자연을 구체적으로 연결하고 소중한 지구에 대한 새로운 관리자 의식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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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하이퍼콤프

                                            하이퍼콤프는 2017년 아테네에서 가상의 회사 프로필로써 처음 만들어졌지만 실제로 그리스 티노스 섬에 기반을 둔 다분야적이고 사변적인 디자인 아티스트 그룹이다. 하이퍼콤프의 연구 주제는 주로 자연과 문화, 가축화와 생태계 네트워크, 전통과 기술, 그리고 작은 섬 지역 사회가 직면한 문제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은 학제 간 협업과 지역사회가 생산에 참여하는 방식을 장려하며, 여기에는 종종 다양한 생물이 포함된다. 이러한 과정은 공간 활성화, 멀티미디어 작품, 지속 가능한 디자인 프로토타입 및 오브제로 나타나며, 유기체와 무기체 주역들이 모두 등장하는 역동적인 내러티브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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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조은필

                                            조은필은 블루를 주된 조형 요소로 하여 일상적 소재를 비일상적, 초현실적 공간으로 전환한다. 작가의 블루는 단지 물질적 재료로서의 색만이 아니라, 모든 소재를 ‘청색화’하여 환영 공간이자 하나의 의미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작가의 설치 작업은 현장성에 대한 근원적 실험이자 도전이다. 이런 공간은 관람자뿐 아니라 작가 자신에게도 낯선 순간을 체험하게 한다. 최근에는 시간을 따라 변해가는 식물의 형태에 관심 두고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레지던시에서 작업 중이다. 또한 올해는 한강 프로젝트와 내년에는 이치하라 호반 미술관 전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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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리퀴드 타임

                                            리퀴드 타임(제이콥 볼튼 & 미리암 마티센)은 해운, 금융, 해양 세계의 일시성과 관련하여 작업하는 리서치 듀오로 2023년에 결성되었다. 제이콥 볼튼은 공급망 횡포와 자원 투쟁에 주목하는 건축 연구자이다. 미리암 마티센은 주요 물류와 도시 정치 생태학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다. 또한 이들은 엘리자 에이더와 함께 선주들과 해운 업계 전반에서 조직적으로 선원을 유기하는 행위를 추적하는 온라인 (카운터) 매핑 프로젝트 Abandoned Seafarer Map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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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work

작품

심해의 명상

윤필남
                                            바다는 다양한 얼굴을 지니고 있다. 때로는 잔잔한 미소로, 때로는 화난 듯 폭풍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오늘날 인간은 바다가 인간에게 주는 다양하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해 온 반면, 바다를 후세대에 온전히 물려줄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출품작 〈심해의 명상〉은 아직 회복될 수 있는 무한한 삶의 터전으로 바다와 해양 생태계, 사람과의 공생관계를 이야기한다. 바다에서 심해는 깊은 내면을 지닌다. 주위는 조용하고 천천히 움직이며, 바쁜 세상의 변화와 풍파에 휘둘리지 않는다. 작품은 오늘날 도시 삶의 번잡하고 바쁜 세파에서 벗어나 조용함과 깊은 사색을 누릴 수 있는 심해의 길을 따라 걷는 듯한 경험을 전한다. 또한 과거 바다와의 관계를 다시 되돌아보는, 심해와의 우리 관계가 착취의 일부분이 되지 않는 희망적인 미래를 그려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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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흙-탕-물

실험실 C
                                            실험실 C는 다양한 지역과 자연의 장소들을 살펴보며 미묘한 뉘앙스가 담긴 이야기들을 발견한다. 특히 이번 바다미술제 사전워크숍을 통해 어린이들과 흙탕물이 이는 일광천 주변의 잊힌 장소들을 함께 탐색했다. 워크숍 결과와 영상은 본 전시에 출품되어 우리가 자연과 얼마나 중요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고찰하게 한다.

흙탕물은 흙과 물이 섞인 모호한 의미의 단어다. 작가들은 흐르는 깨끗한 물과 고여 있고 지저분한 진흙 간의 가변적 상태처럼, 변화하는 상태를 나타내는 ‘모호한’이라는 단어에 주목한다.

한글과 다른 언어도 그렇듯, 흙탕물은 자주 그리고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표현에 사용된다. 비슷하게 흙탕물 싸움은 비유적으로 졸렬한 싸움을 뜻한다. ‘긍정’과 ‘부정’ 혹은 ‘물’과 ‘흙’ 간의 모호함은 혼란스럽지만 동시에 매혹적이다. 혼돈의 임의성이 다양한 잠재성을 가진 듯 말이다.

일광 해수욕장 왼편으로 이천항과 만나는 일광천은 달음산 골짜기, 함백산 골짜기, 아홉산과 일광산 골짜기에서 뻗어 나온 열 개의 지류가 모여 바다로 흘러가는 곳이다. 밀물 때는 바닷물이 흙탕물과 갯벌이 있는 곳,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일광천으로 흘러 들어온다. 2001년 부산의 한 설문 기관 조사에 따르면, 총 395여 개의 개체가 일광천 부근에서 발견되었고, 기장에서 방생한 연어가 2005년에 일광천으로 돌아왔다. 이곳은 수많은 종의 서식지이지만 2021년부터 진행된 일광이천생태공원 조성과 주변 산책로 사업으로 일광천의 생태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험실 C의 작업은 일광천에 다양한 어종, 일광천의 사백어를 비롯해 회유성 어류인 은어, 숭어, 농어, 복섬, 연어, 뱀장어와 그리고 멸종위기 조개류 2급에 해당하는 기수갈고둥까지 살고 있음을 증명한다.

일광천을 따라 걸어보면 강 유지 보수 작업이 여전히 진행되면서 바닷물과 강물이 맞닿는 부근과 갯벌 공간이 지속해서 변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관리와 통제 체계가 개입되기 시작하면서 바다로 자연스레 흘러들던 물의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이를 통해 갯벌과 흙탕물 부근에 의존해 살아가는 다양한 생명들에게도 분명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인간의 개입은 복원일까, 아니면 또 다른 파괴일까? 실험실 C는 이 지점에서 ‘흙탕물’이라는 개념을 통해 일광천의 현재에 관해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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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파도의 흔적

아리 바유아지
                                            우리는 바다에서 발견된 많은 양의 플라스틱에 새롭고 가치 있는 생명을 줄 수 있을까?

출품작 〈파도의 흔적〉은 아리 바유아지 작가의 〈바다를 엮다〉연작을 구성하는 새로운 설치 작품이다. 작가는 장인들과의 협업을 통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섬유 미술 작품으로 탈바꿈시켜 왔다.

이번 작품은 인도네시아 발리의 해안과 여러 해변에서 발견한 플라스틱 밧줄을 해체하여 만든 수천 가닥의 플라스틱 실과 부산 해안에서 발견한 플라스틱 조각들을 이용하여 제작한 장소 특정적 설치 작품으로 일광해수욕장 옆 나무 데크 산책로를 따라 배치된다.

어망으로 사용하였던 알록달록한 플라스틱 밧줄이 종종 전 세계에 걸쳐 대량으로 해안선에 떠밀려 와 산호에 엉켜 있거나 바닷가 식물에 둘둘 말려있는 경우가 많다. 플라스틱 밧줄 외에도, 우리는 매년 4억 톤 이상의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소비한다. 이렇게 매년 바다에 버려지는 1,400만 톤의 플라스틱은 바다를 통해 이동한다. 결국 대부분은 우리의 해안선을 따라 흘러들어와 해수면에서 심해 퇴적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해양 쓰레기의 80%를 차지하게 된다.

〈파도의 흔적〉을 통해 작가는 심각한 해양 오염과 같은 시급한 환경 및 사회 문제를 짚어보고, 해양 생태계 파괴, 해안선의 자연미 상실 등 그에 따른 결과를 보여주려 한다. 지역사회, 장인과 협업하는 바유아지 작가는 해변에서 플라스틱 밧줄과 다양한 플라스틱 조각들을 하나하나 수집하고 세척 및 분리 후 얇은 플라스틱 실과 같은 사용 가능한 재료로 탈바꿈시켜 섬유로 직조하거나 <파도의 흔적>과 같은 작가의 설치 작품에 활용한다.

이러한 긴 과정은 협력, 돌봄, 다독임의 노력으로 오염되고 보잘것없는 사물에 새 생명을 부여하여 귀중한 예술적 재료로 탈바꿈시킨다. 환경에 대한 처참하고 부정적인 영향이 공동체의 협업과 노력의 결과로 장인정신을 기리는 ‘긍정적인’ 결과가 된다. 동시에 바유아지는 그의 인도네시아 문화와 직물 전통뿐만 아니라 발리 문화의 중심인 바다의 중요성, 철학, 영성과 의식의 역할에 경의를 표한다.

작품 사이를 걸으며 만나는 형형색색의 플라스틱 실은 해파리, 산호초와 같은 바다 생물의 모습과 바닷속에서 흔들리는 해초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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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경계의 레이어

야스아키 오니시
                                            바다에도 땅에도 경계선은 없다. 울타리는 인간이 만든 구조물이며 경계선 또한 인간이 그려낸 것이다. 울타리에 둘러싸인 공간은 들어갈 수 없다는 명백한 신호를 보내지만, 우리의 시선은 울타리나 경계선으로 둘러싸인 공간도 꿰뚫고 들어간다. 경계선은 외부에서 관통될 수 있다.

야스아키 오니시의 설치 작품에서 울타리는 이쪽 편과 반대편을 가르는 그 경계의 표식이 된다.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울타리는 경계선을 겹겹이 쌓아 투과할 수 있는 양감을 만들어 낸다. 작가는 울타리처럼 흔히 볼 수 있는 기성품을 사용해 빈 공간을 조각하고 우리의 상상으로 그 공간은 채워진다. 우리와 바다 혹은 자연 사이에 자리한 공간은 분리선이나 경계선으로 생각될 수도 있지만, 이 작품의 빈 공간은 수직선과 수평선, 채워짐과 비워짐의 구조로 형상화되어 우리가 다채롭게 해석하고 새로운 지평을 그려보며 그 형상을 채우게 한다. 출품작 〈경계의 레이어〉는 충만과 공허, 존재와 부재의 개념을 고찰한다. 또한 인간과 자연 간의 관계와 경계를 들여다본다. 작가는 익숙한 울타리를 뒤집어 더 이상 고정된 구조물이 아닌, 꿰뚫어지고 다양하게 해석되게끔 한다. 그렇게 우리와 바다를 가르는 경계라고 여겨지는 선을 우리의 상상으로 지워보자 제안한다.

작가는 인간과 바다, 인간과 자연을 가르는 분할선뿐 아니라 육상과 바다에서의 인간 활동과의 구분점 또한 재고하게 한다. 그의 작업은 바다가 현재 겪고 있는 급변을 시사하기 위해 바다, 육지, 자연과 인간이 연결된 개체로서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상기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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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오션 브리핑

게리 젝시 장
                                            바다는 불확실성의 기원이자 항해의 시작, 항복과 지배의 꿈이 만나는 세계의 서막이다. 프랑스 철학자이자 이론가, 작가인 미셀 세르에 따르면 바다는 소음의 근원이다.

출품작 〈오션 브리핑〉은 우주 일기예보이자, 지리·전략적 보고, 낭만적인 소설로 전시 기간 진행되는 일일 방송 시리즈다. 해운 운송의 붕괴, 지정학적 무질서함, 기상학적 불안, 음흉한 음모설을 하루마다 이야기하는 자막 방송은 불안정한 세상에서 영감을 얻는다. 〈오션 브리핑〉은 소음의 바다에서 시그널을 찾아 일광 바다를 연출하는 자막을 해변에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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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입맞춤

하이퍼콤프ㅣ10분 13초ㅣ드라마
작품 설명

포레스트 커리큘럼은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잇는 삼림지대 조미아의 자연문화를 통한 인류세 비평을 주로 연구합니다. 작품 유랑하는 베스티아리는 이 연구의 일환으로, 비인간적 존재들이 근대 국민국가에 내재된 계급적이고 세습적인 폭력과 그에 따른 잔재들에 어떻게 대항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좌중을 압도하는 듯한 거대한 깃발들은 위태롭고도 불안하게 스스로를 지탱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깃발에는 벤조인이나 아편부터 동아시아 신화에 등장하는 동물들까지 비인간 존재들을 상징하는 대상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각 깃발들은 비인간적 존재들의 대표자로서 모두가 한데 결합되어 아상블라주 그 자체를 표상합니다. 또한 깃발들과 함께 설치된 사운드 작품은 방콕과 파주에서 채집된 고음역대의 풀벌레 소리, 인도네시아의 경주용 비둘기들의 소리, 지방정부 선거를 앞두고 재정 부패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는 불필요한 공사에서 발생하는 소음, 그리고 위의 소리들을 찾아가는데 사용된 질문들과 조건들을 읽어 내려가는 내레이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오디오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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