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바다미술제 주제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
                            2023바다미술제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 (Flickering Shores, Sea Imaginaries)》는 
                            문화 예술을 통해 바다와 해양 생물, 환경과 우리의 관계를 
                            새롭게 상상하는 자리에 우리를 초대합니다.
                        

우리는 하나의 수역을 이루는 바다입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지구의 가장 큰 부분을 덮는 광활한 수역에서 나왔으며, 우리 몸 자체도 소금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바다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종 바다를 이질적이고 동떨어진 먼 곳으로 인식합니다. 바다와 대양을 우리를 연결해 주는 대상으로 이해하는 대신, 우리를 분리하는 거대한 수역으로 봅니다.

바다는 우리의 생존에 필수적인 원천이지만,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바다는 우리가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하고 의존하는 거대 산업이기도 합니다. 바다는 귀중한 자원을 제공하고, 식량과 일자리, 에너지, 광물, 의약품, 상품 및 서비스의 원천일 뿐만 아니라 해저 케이블을 통해 방대한 인터넷 데이터가 이동하는 경로이자 무역로, 여행과 문화 교류 및 이주를 위한 장소로써 항상 수많은 산업과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되어 왔습니다. 우리가 소비하는 대부분의 제품, 즉 상품의 90%가 해상 운송을 통해 전 세계로 운반되며, 따라서 자본도 항구를 통해 육지로 유입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역사적으로 사람들이 해안 지역으로 이주하는 것을 장점으로 보았고, 해안 도시는 무역, 교통, 경제, 관광, 식량 측면만이 아니라 조세회피처와 군사 전초 기지로서도 전략적 위치를 차지해 왔습니다. 동시에 바다는 온실가스를 흡수하여 산소를 생성하며,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하여 기후 변화 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바닷물은 지구 표면의 3분의 2 이상을 덮고 있지만 해운, 크루즈 관광, 풍력 발전, 채굴, 남획, 핵실험, 산업 폐기물 투기, 플라스틱 오염 등 인간의 활동과 간섭은 바다의 건강과 해양 생물의 생존을 위협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지구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급속한 산성화와 해수 온도 상승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해안 지역에서는 가속화되는 연안 육지 개발과 관광부터 해수면 상승과 오염 및 생물 다양성 손실에 이르기까지 인간 활동의 결과들을 직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심해 채굴이 빠르면 2026년에 현실이 되어 해양 개발과 추출주의가 새로운 차원으로 전개되고 해양 환경에 미지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시기에,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자 생존에 필수적인 바다와의 관계를 긴급히 재고하고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리암 캠플링(Liam Campling)과 알레한드로 콜라스 (Alejandro Colás) (<자본주의와 바다>의 저자들)의 말을 인용하자면, 바다와 육지 사이의 연관성을 이해하고 자본주의하에서 “바다를 가치의 법칙에 통합하고 해양 상품의 경계를 확장하며 그 과정에서 단단한 땅과 유동적인 물 사이의 지구물리학적 구분을 ‘평평하게’ 하려는 시도”가 어떻게 바다와 육지의 관계를 강화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비 사회와 인간과 자연 사이의 연관성을 이해하고, 우리 사회가 인간 활동이 지구에 미칠 영향을 질문하기보다 이익과 영구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올해 바다미술제에 참여한 많은 예술가들이 제안하듯이 해양 생태와 창의적으로 연결되어 바다를 탐구한다면 지속 불가능한 해양 자원 개발에서 벗어나 연관성 있는 바다 비전을 함께 만들고 대안적인 해양 경제로 가는 미래를 상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일광해수욕장은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에서 펼쳐질 예술적 개입과 협업, 대화를 위한 독특한 배경이 됩니다. 이곳 해안 지역은 어업과 잠수, 해조류 양식의 중심지로서, 전통적으로 바다와 연결되고 상호의존해 왔습니다. 동시에 이 지역에서는 육지와 해안이 신속하게 개발되고, 기후 변화와 더욱 빈번하고 격렬한 기상 현상, 해안 침식, 해수면 상승을 직접 경험하고 영향을 받으면서 점점 더 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와 도전은 전 세계 다른 해안 지역에서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예술은 창의성과 영감과 욕망의 원천인 동시에 어둠과 절망, 사회 정치적, 환경적 불안을 표현하면서 오랫동안 바다와 관계를 맺어 왔습니다. 예술가, 학자, 해양 연구자, 해안 지역사회 및 방문객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번 바다미술제는 이익과 소비가 아니라 바다와 공생, 협력과 저항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에 집중하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기후 변화에 직면한 전 세계 해안 지역사회의 현실에서 연관성을 이끌어내고, 잠시 멈추어 바다의 가치를 인정하고 대화와 창의적 교류를 활성화하도록 독려합니다.

예술은 우리가 사물을 다르게 보도록 돕는 힘이 있으며, 우리의 인식을 바꾸어 새로운 관점과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습니다.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는 바다 및 해양 생태와 새로이 맺는 관계뿐만 아니라 해안 도시와 지역사회의 역할, 그리고 바다를 복원하기 위한 글로벌 상호 연결 네트워크로서의 잠재력을 탐구하고자 합니다. 이 전시는 바다를 창의성과 협력의 공간으로 생각하도록 유도하고, 예술적 접근과 방법론, 개입을 통해 공동의 비전을 가능하게 하며 해양 생태계에 대항하지 않고 협력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식을 모색합니다.

물고기 입맞춤

하이퍼콤프ㅣ10분 13초ㅣ드라마
작품 설명

포레스트 커리큘럼은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잇는 삼림지대 조미아의 자연문화를 통한 인류세 비평을 주로 연구합니다. 작품 유랑하는 베스티아리는 이 연구의 일환으로, 비인간적 존재들이 근대 국민국가에 내재된 계급적이고 세습적인 폭력과 그에 따른 잔재들에 어떻게 대항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좌중을 압도하는 듯한 거대한 깃발들은 위태롭고도 불안하게 스스로를 지탱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깃발에는 벤조인이나 아편부터 동아시아 신화에 등장하는 동물들까지 비인간 존재들을 상징하는 대상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각 깃발들은 비인간적 존재들의 대표자로서 모두가 한데 결합되어 아상블라주 그 자체를 표상합니다. 또한 깃발들과 함께 설치된 사운드 작품은 방콕과 파주에서 채집된 고음역대의 풀벌레 소리, 인도네시아의 경주용 비둘기들의 소리, 지방정부 선거를 앞두고 재정 부패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는 불필요한 공사에서 발생하는 소음, 그리고 위의 소리들을 찾아가는데 사용된 질문들과 조건들을 읽어 내려가는 내레이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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